...../2004.

나는 나이가 먹어도 내멋으로 살거다.

맛있는물 2004. 4. 7. 12:22

2004.4.1 목.

만우절이다.

창문밖을 가르키며 앗! 또는 유에프오닷!하고 소리치고 멍해있는 친구뒤로 도망치는 장난을 쳤다. 대부분 속았다.

슬프게도 만우절놀이하는 놈은 나밖에 없었다. 그래서 속은듯.. 

내 나이또래가 나이가 많은게 아닌데 왜 만우절놀이하는 놈들이 없는거냐 대체..

우리나라는 사람을 너무 빨리 늙힌다.

12월 31일짜리 신생아는 하루만 지나도 두살을 먹는 나라다. 제길..

 

 

2004.4.2 금.

어떤 강의의 그룹리포트 발표준비를 위해 사람들을 모으다.

조의 일원인 여자3인방. 얼굴만 예쁘장하고 머리가 텅 비다. 참으로 난감하다.

조의 일원인 어떤 선배'패거리'. 그룹내 주도권 싸움.. '파워'에만 관심이 있고 정작 발표에 대해선 무능력. 난감하다.

그룹원들. 얘기도중 마침내 무임승차하려는 속내를 드러내다.

어떤 선배가 여기 모이지 못한 어떤 분이 혼자 하려고 준비하고 있는걸로 안다고 말하자 모두들 그분에게 맡기자는 것.

어처구니가 없어 부끄럽지 않냐고 일갈.. 대체 모인 의미가 없다.

 

 

2004.4.3 토.

모 다음까페의 운영자와 취미삼아 벌였던 설전을 끝냄.

결과는 운영자의 망신과 까페황폐화. 독단적이고 부당한 운영이 맘에 안들어 시작했는데 예상대로 운영자는 수준이하의 언사를 내뱉어 상당한 즐거움을 주었다.

운영자는 까페원들에게 불신을 사게 되었고 후에 있을지 모를 상업화의 가능성도 환기시키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그 까페는 한동안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할것. 까페원 몇분의 환송리플을 받으며 탈퇴했다.

 

 

2004.4.4 일.

산에 올라가려 했으나 올라가지 못함.

요즘들어 산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심해진다.

 

2004. 4.5 월.

산에 올라가려 했으나 올라가지 못함.

식목일이라 산이 북적거릴 것 같기도 하고..

내가 올라가려는 산 자락밑 한센병(나병)환자촌 나자로마을에 어제 한나라당 박근혜 당수가 방문했다는 소식을 라디오로 들어서 웬지 산에 부정이 탄 것 같은 황당한 마음이 들어서..

다음주에 올라가야겠다.

 

2004.4.6 화.

선배셋이랑 평이랑 학교를 마치고 같이 집에 가다.

선배하나가 평이를 좋아하는 듯. 작업적태도를 비춘다. 안쓰럽다.

그래. 누구에게 감정을 품고 살아야 사람이지.

나는 사람같지 않다.

감정이란 것이 희미하고 바래져 무슨 그림자만 남아있는 존재로다.

헉.. 내나이가 몇이라고 이러는지.. 반지이야기의 111살먹은 빌보배긴스같은 마음이 들다니.. 참.. 어떤 친구에게 정신적인 데미지를 너무 받아서 이럴거다.회복되겠지..

 

평이가 나랑 본지 이제 5년이 되었단다. 

헛되이 나이만 먹었다고 중얼거렸다.